갑작스런 이직으로 인해 생활에 갑작스런 변화가 찾아왔다. 가족 관계, 연애 포함 사생활에 쏟아 붓던 에너지의 팔할은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하고 싶었던 일에 최대한 가까워졌단 만족감과 행복감, 뿌듯함도 잠시 스쳐가는 설렘이었나. 사람은 이렇게도 간사하지! 이리저리 치이는 신입 위치에서 발버둥 치다보니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요즘이다.
일 적응하는 건 둘째치고 몸이 급속도로 안좋아지는듯하다. 입사 이후 두달 간 심한 감기만 두번 걸렸고 엊그제는 급체를 해 음식만 먹으면 속이 쓰리다. 집에 와서 방안에 들어섰는데 방공호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깥은 총포가 울려퍼지는데 아무렇지 않은듯 평온함과 고요함만 가득한 아늑한 공간. 우리집은 방공호였다. 그 안에서 잠시나마 포근함과 따뜻함을 수혈받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제서야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요즘엔 책도 거의 읽지 못하고 생각도 많이하지 못한다. 딱딱한 목소리가 흘러넘치는 신문기사만 눈에 담을뿐이다. 소설을 읽고 싶다. 책을 통해 서울이 아닌 곳, 2011년이 아닌 시대로 잠시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사실은 진짜 여행이 가고 싶은 마음이다. 개인적인 시간이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하지 못하기에 일기도 자주 쓰지 못한다. 키보드로 기록을 남겨야겠단 생각에 이렇게 블로그를 찾아오게 되었다.
업을 통해서 나오는 나의 결과물이 어느 정도 뜻은 있는 가치를 창출했으면 좋겠다. 이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아직은 감이 오질 않는다. 차츰차츰 배워 익히다보면 깨닫는 바가 있겠지...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봄이 오면 기운도 차리고
추위에 움츠러든 몸도 소화력을 회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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